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다.
일단 이 이야기는 거의 1-2개월 전. 혹은 그보다 훨씬 전으로 돌아간다.
이 이야기는 우리 팀이 Fingerprint 팀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오늘의 노래: 몬스터 주식회사 테마곡
Apple Developer Academy @POSTECH
먼저 핑거프린트 팀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한다.
우리 팀은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의 챌린지 6 를 위해 모인 팀이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는 포항의 포스텍에 위치한 애플의 교육기관이다.
아카데미에서는 약 1년동안 개발과 디자인, 기획 등에 대해 총 6번의 챌린지를 하며 배운다.
챌린지는 밖에서 말 하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의 가장 큰 특징은 이 과정을 CBL: Challenge Based Learning으로 한다는 것에 있다.
보통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면, 우리는 결과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하여 가는 여정에 가깝다. PBL: Project Based Learning 은 이러한 한개의 프로젝트를 하며 그 과정 속에서 배움을 가져간다. CBL은 그 반대이다. CBL에서는 하나의 명확한 목표를 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체 챌린지 안에서 각 개별적인 상황에 집중한다. CBL은 한 마디로 ‘무’의 상태에서 우리가 무엇을 아는지,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더 알아가야 할 지를 밑에서부터 쌓아가며 배우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같은 ‘카카오톡’이 PBL과 CBL에서 결과물로 나왔다 해보자.
그렇다면 PBL에서는 ‘우리 서로 소통할 수 있는 1:1 대화 기반의 아이폰/안드로이도 메신저를 만들자’로 시작을 했을 것이다.
반대로 CBL에서는 ‘소통’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때는 사실 우리가 카카오톡을 만들거라는 상상조차도 못 하는 상태이다. 그리고 ‘소통’에 대해 리서치 하고 이해도를 높여간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점점 더 구체화가 된다. 그러다 보면 ‘사람들이 문자요금 걱정 없이 무료로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라는 챌린지의 목표가 정해지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카카오톡’으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챌린지 6 팀 포밍
우리 팀은 아카데미의 챌린지 중에서도 마지막 챌린지인 챌린지 6를 위해 모인 팀이다.
아카데미에서 챌린지 6는 쇼케이스라는 행사를 통해 외부에도 우리 결과물을 공유하게 되고, 무엇보다 가장 길게 우리가 그동안 배운 것들을 총 집합해서 하는 챌린지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이번 2026 코호트, 아카데미 5기의 챌린지6는 그동안의 2025년까지와 다르게 랜덤 팀포밍이었다.
그동안 2025년까지 아카데미는 챌린지 5까지는 랜덤으로 팀을 배정하면서도 마지막 챌린지인 챌린지6는 직접 팀을 구성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올 해는 달랐다. 여러가지 이유와 사정 끝에 마지막 챌린지를 랜덤 팀포밍으로 공지를 하게 되었지만 러너들 입장에서는 아마 많은 러너들이 당황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처음에는 그냥 받아들였다. 사실 좋았기도 했다. 팀포밍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로 인재전쟁을 치를까… 또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내가 아카데미에 온 목적 자체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형태의 협업을 해보고 싶었음도 있기에 랜덤팀이라 했을 때 반가웠던 부분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의 공지였다.
“하지만, 여러분이 너무 원하신다면 팀포밍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
요지는 내가 꼭 하고 싶은 도메인이나 기술이 있는 경우, 팀포밍을 신청하고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거다.
- 기존 챌린지 팀이랑 이전 챌린지를 이어서 끌고가고 싶거나
- 아카데미의 공식 협업처랑 협업으로 챌린지를 하고 싶거나
- 혹은 챌린지 6로 하고 싶은 분야가 있거나
위 3가지 경우에는 팀포밍을 신청할 수 있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승인해준다고 한다. 특히 신청 팀들은 CBL의 Investigate까지 다 끝내야만 팀포밍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을 듣자마자 나는 플이다이바 팀이 떠올랐다.
플이다이바는 또 무엇이냐, 바로 아카데미 시작하자마자 4월부터 진행한 사이드 프로젝트 팀이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접어두고, 나는 저 공지를 듣자마자 이 팀이 생각났다.
안그래도 플이다이바 팀에서 이 시기에 아카데미 메인 챌린지가 너무 바빠져 병행이 어렵다는 말이 나오던 상황이었다. 근데 저 공지가 우리 팀을 위한 공지처럼 들렸다. 이미 하고 싶은 기술과 유즈케이스를 정했고, investigate까지 끝냈기 때문이다. 우리 팀의 시간적 어려움을 해결하면서도 우리 팀이 통과할 수 있는 적합한 조건과 상태라고 느껴졌다.
그렇게 플이다이바 팀과 C6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의논을 해보았다.
안타깝게도 다른 두 팀원은 이미 하고 싶은 주제가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나와 사노만이 남았다.
사노와 나는 우리 둘이서 기존의 ‘플이다이바’ 팀을 이어갈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결론이 쉽사리 나지 않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계속 나누며 서로 이번 챌린지 6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눴다. 결과적으로는 두가지였다.
- 정말 어려운 도전을 하는 것. 여러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기관 협업을 직접 이끌어내는 것
- 앱 배포로 끝내는게 아니라, 배포부터 시작을 하는 것. 그래서 유저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보며 개선 사이클을 실제 챌린지 6 기간동안 돌려보는 것
그리고 서로 이해도가 쌓이며 나는 조심스럽게 한 가지 주제를 꺼냈다. 사실 챌린지 6 팀포밍 공지를 하며 아카데미의 테크 멘토 링고가 던진 주제 중 하나가 ‘실내지도’였는데 이것을 듣자마자 마음이 움직였었다.
나는 용산역에 처음 간 날 길을 잃었다. 나는 용산역에 두번째로 간 날 길을 잃었다. 그렇게 나는 용산역에 살면서 세번째로 간 날에도 길을 잃었다. 코엑스에서도 길을 잃은 적이 많다.
나는 야외에서는 길을 잃은 적이 없다. 지도를 한 번 보고 대충 스윽 보고 파악하면 머리속에 그려진다. 근데, 실내에서는 이게 참 어렵다. 특히 건물이 여러개로 나뉘거나 분할되었다가 합쳐지고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쉽지 않다. 용산역의 경우 네이버 지도에서 찾은 곳이 계속 제대로 안보여서 블로그랑 여러 후기를 찾아보고 나서야 용산역이 여러 건물이 나뉜 형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애초에 건물 a에서 갈 수 없는 곳이었던 것이다.
링고가 주제를 제안하자마자 나는 이것에 꽂혔었다.
그렇게 사노에게 ‘실내지도’라는 주제를 꺼냈고 내가 생각하는 그림을 그렸다.
- 실내지도를 하기 위해서는 그 건물주를 설득해야하기 때문에 이해관계자 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말 어려운 길이 될 것이다.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을 것이다.
- 지금 팀 포밍을 해서 챌린지6가 실제로 시작하기 전에 MVP Test를 마치고 챌린지 6가 시작하자마자 이것을 준비해서 배포하면, 실제 챌린지 6 기간은 정말 유저를 만나고 앱을 개선하는데에 시간을 전부 쏟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사노와 내가 첫번째 C6 팀이 되었다.
그리고 주변 아카데미 러너들을 컨택하며 여차저차 해서 지금의 C6 팀이 구성되었다.
사실 C6 팀이 만들어지기까지도 굉장히 다사다난 했지만, 결과적으로 최고의 팀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이 팀을 만났다고 끝이 아니다. 팀포밍은 언제까지나 심사 후 승인이 전제였기 때문에, 이제 승인을 받기 위해. 사실 승인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목표했던 ‘챌린지 6 시작 전까지 MVP를 끝내놓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야 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블로그가 존재하듯이, 우리는 팀 포밍 허가를 받았고 9월 7일부터 본격적인 챌린지 6를 시작하게 되었다.
자랑스러운 C6 팀이다.
- 백지훈 | 존 (John) – PM
- 이시온 | 사노 (Sano) – PM
- 조영민 | 오웬 (Owen) – 개발
- 이치훈 | 고산 (Gosan) – 개발
- 박하린 | 코리 (Kori) – 디자인
- 함유진 | 뮤 (Mew) – 디자인

Engage부터 Investigate까지
친해지기
가장 먼저 6명의 팀원이 모이자 마자 우리 팀은 미로보드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봐도 레전드임 (코리 코딱지~)
근데 진짜 저런 John만한 회사 같은 짤은 어디서 구하는건지 감도 안 옴

아무튼 가장 먼저 팀빌딩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팀이 다행인 점은 모두가 팀 빌딩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ㄹㅇ 모르는 사람 있다면 제발 알기를 바란다.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으로 알고 넘어가는 것은 중요하다.
심지어 알고 시작해도 중간에 흐릿해질 때가 있어서 그 때 뺨 한대 맞고 다시 리마인드 할 필요가 있다.
서로에 대해 다시 제대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전다던지…
아무튼 Engage과정은 순조로웠다. 사실 이미 ‘실내지도’로 모였고 전제부터가 용산역 같은 장소에 실내지도를 야르하게 배포해보자 가 목표였기 때문에 Challenge Statement까지는 다들 예상했던 대로 순조롭게 뽑혔다.

팀 구조
그리고 우리는 팀 구조를 만들었다.
대충 있어보이는 회사 따라해서 토스의 챕터-사일로 구조 가져왔다고 보면 된다.
때마침 우리는 2명의 PM 및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싶어했고, 2명이 개발을 담당하고 싶어했고, 2명이 디자인을 담당하고 싶어했기에 거의 완벽에 가까운 구조였다. 사실 완벽까지는 아니다. 개선점이 분명히 있을 수 있지만 아무튼 좋은 구조라고 생각함.
챕터는 일종의 자기의 role 이라 보면 된다. 그래서 전문성 있는 소통은 챕터끼리 하면서도 그 안에서 각각의 파트를 담당할 사일로를 또 한 구조를 짠다. 사일로는 챕터와 반대로 유기적으로 분해되었다 모였다 하는 조직이다.
예를 들어 지금 가벼운 기획 발표용 슬라이드를 만든다면 전원이 투입될 필요가 없으니 PM챕터 1 + 디자인 챕터 1 + 개발 챕터 1 → 로 구성된 ‘기획 발표용 슬라이드 사일로’를 만드는 방식인거다. 물론 이게 토스의 방식은 아니지만 아무튼 우리 방식대로 만들었다.
또 이러다가 앱의 개발파트에 대해 의논할 게 있다면 개발챕터끼리 하고, 디자인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면 디자인 챕터끼리 하고 그런 느낌이다.

경주에 1박 2일 MT가서 야무지게 고기 먹고 카페에서 회의도 하고 서로 친해지면서 게임도 하고 논 날~
우리 팀은 일단 서로가 100% 친한 상태가 아니었다. 사실 나는 코리랑은 애댄아(애플 댄스 아카데미라는 뜻으로 코리가 춤 가르쳐주는 동아리) 통해서만 이야기 가볍게 나눠보았고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특히 뮤랑은 아카데미 처음 들어왔을 때 첫 주에 이야기를 한 적이 있고 한번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사실 그것도 나는 잊고 있었고 뮤랑 처음 대화해본다고 생각했는데, 뮤가 알려줘서 알았다.
역시 친해지기 가장 좋은 방법은 같이 노는 시간을 가지는거다.
일단 가자마자 각자 쉬고 누워서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저녁에 삼겹살 구워먹었다.
사실 나는 코로나 학번이라 한번도 MT를 제대로 가본적이 없다. 그래서 그냥 좋았다. 우하하


다음날에는 카페 가서 회의 했다.
경주에 있는 모 카페인데, 숙소 근처라서 아침에 바로 가기는 좋았다. 근데 여기 문제가 좀 카페 알바생분이 좀… 그랬음. 본인이 주문 잘못 받아놓고 사람들한테 뭐라고 하고 좀 그런 느낌이었다랄까. 그리고 저 방에서 회의 하는 것도 사실 카페에 방으로 된 공간이 별로 없어서 꽉 차 있었고 그 주변에서 사람들 서성거리다가 방 비자마자 호다닥 달려가서 자리 잡고 그런 느낌이라서 굉장히 어렵게 잡았다.
놀랍게도 우리 팀은 저기까지도 포스트잇을 꾸역꾸역 가져가서 회의를 진행했다.
저 카페의 유리창은 정말 깜짝 놀랐을 것이다. 평생 닿아본거야 사람 손, 기껏해야 유리 닦는 걸레정도였을텐데 포스트잇이 붙어버렸으니 얼마나 당황했을까

밖에서 보니까 진짜 유난이구나 싶기는 했다.
우하하

다음 글에서 이어서





저도 가끔 뺨 한대 맞고 리마인드해요~
💥리마인드
존 뭔가 글도 시끄러워요(?) (존같다는뜻) (칭찬이라는뜻)